안녕하세요,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1학년 재학중인 노유진입니다.

과제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답니다! 넘쳐나는 과제들 때문에 힘들지만, 그래도 하고 싶은 작업들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예전보다는 재밌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.

음, 꽤나 단조로웠죠. 이전에는 화학과에 재학했었어서 주로 도서관에서 공부만 했어요.

대학에서 배우는 화학 공부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굉장히 힘들었어요. 매일 매일 공부만 하다가, 어느 순간 그만둬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구요. 제 세상에서 최애가 과학이었다면 차애가 미술이었는데, 항상 마음한켠에 묻어두었던 것에 미련이 남았었어요. 그래서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홍익대학교로 오게 되었답니다.

네!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, 중2 때 수학 방정식의 수식이 아름다워 보이고(!) 너무 흥미로워서 수학공부를 재밌어하다 보니 자연스레 과학도 잘하게 되었어요.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자, 분자 모형을 본 순간, 제 심장이 반응해서 이 때 과학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었어요.

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본 적 있는데, 작품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은 적은 처음이었어요. 사방이 막힌 새하얀 공간에 빨간 실크로 계단 모형을 구현한 그 형태를 보고 마음을 빼앗겨버렸죠.

많습니다! 또 한번은 제가 좋아하는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러갔을 때인데요, 그 벽면에 공연을 홍보하는 포스터 있잖아요? 그걸 구경하느라 공연에 늦어버린 적이 있어요. 포스터에 쓰인 네온그린 색상의 힘있는 레터링이 너무 예뻐서.. 또 심장이 반응해버렸어요.

그렇죠! 사실 살면서 한번도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관심있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, 그 포스터를 계기로 꿈이 바뀌었습니다. 그리고 한글꼴연구회에 입부하게 되었죠.

레터링을 딱 봤을 때 그 단어만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형태가 잘 맞아 떨어졌으면해서, 최대한 직관적인 인상을 담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. 때문에 가독성보다는 느낌을 더 중요시하는 편입니다.

저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그것만 파고드는 성향이 있어서,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다른 일은 제쳐두고 하루종일 작업만 들여다봅니다. 그러다보면 해결되는 순간이 와요. 그 순간이 해가 뜨는 즈음이라는게 문제지만요..

앞으로 다양한 글꼴 작업을 더 해보고 싶어요. 지금은 꽤나 귀여운 모듈 형식의 글꼴을 작업하고 있지만, 나중에는 직접 손으로 쓴 느낌을 글꼴에서 담아보고 싶기도 해요.